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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철학 관점에서 바라본 밀리터리 프레스

philosophy-data 2026. 1. 10. 03:20
 

처음 이 주제를 떠올렸을 때, 나는 헬스장 한가운데서 바벨을 들고 서 있었다. 주변에는 최신 머신과 화려한 장비들이 가득했지만, 이상하게도 내 손에 쥔 것은 단순한 바벨 하나였다. 그 순간 고대 그리스의 견유학파, 특히 디오게네스가 떠올랐다. 그는 왜 모든 관습을 부수려 했을까? 그리고 왜 밀리터리 프레스라는 단순한 동작이 그렇게 힘들고도 매력적일까? 이 글은 내가 직접 경험한 훈련 감각을 통해, 견유학파의 관습 파괴 철학과 밀리터리 프레스가 어떻게 하나의 상징으로 연결되는지를 풀어낸 기록이다.

 

 

 


견유학파란 무엇인가: 관습을 의심한 철학

디오게네스를 처음 떠올리게 된 계기

견유학파(Cynics)를 처음 알게 된 건 책이 아니라 일상에서였다. “왜 이렇게 많은 게 필요하지?”라는 질문을 던지던 시기, 디오게네스가 통 속에 살며 사회 규범을 조롱했다는 이야기가 강하게 다가왔다. 그는 부, 명예, 예의 같은 것들이 인간을 자유롭게 하지 않는다고 봤다.

‘개 같은 삶’이라는 오해와 진실

견유학파는 흔히 무례하고 괴짜 철학으로 오해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연에 따라 사는 삶(kata physin) 을 실천한 사람들이었다. 내가 느끼기엔, 이 철학은 “필요 없는 것을 버릴 용기”에 대한 훈련이었다. 디오게네스가 알렉산더 대왕에게 태양을 가리지 말라고 말했듯, 그는 권력과 관습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밀리터리 프레스의 첫 경험: 단순하지만 버거운 동작

왜 하필 밀리터리 프레스인가

처음 밀리터리 프레스를 시도했을 때, 나는 생각보다 훨씬 가벼운 무게에서도 바벨이 흔들리는 걸 느꼈다. 벤치프레스보다 가볍고, 스쿼트보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동작은 도망갈 곳이 없는 리프트였다.

기술적 핵심을 몸으로 느끼다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바벨을 쇄골 위에 올린 채 무릎과 엉덩이를 고정한다. 다리 반동 없이 바를 밀어 올릴 때, 어깨뿐 아니라 복부와 허리까지 긴장되는 것이 분명히 느껴졌다. 머신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불안정함이 오히려 집중력을 높여줬다.


관습 파괴의 공통점: 철학과 프리웨이트

편리함을 의심하게 되다

견유학파가 사회적 편의와 체면을 거부했듯, 밀리터리 프레스는 편안한 운동 방식을 거부한다. 스미스 머신이나 시티드 프레스에 익숙해진 몸으로 스탠딩 프레스를 하면, 모든 약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불편함’이 주는 깨달음

훈련 중 바벨이 흔들릴 때마다, 나는 디오게네스가 말한 “고통을 회피하지 말라”는 태도를 떠올렸다. 불편함을 견디는 과정에서, 내 몸뿐 아니라 사고방식도 단순해졌다. 필요한 건 더 많은 장비가 아니라, 집중과 절제였다.


실제 훈련 루틴: 견유학파식 밀리터리 프레스 적용기

나만의 12주 경험 요약

나는 12주 동안 밀리터리 프레스를 중심으로 한 루틴을 꾸준히 진행했다. 초반에는 빈 바벨로 폼을 익히는 데 집중했고, 중반부터는 5x5 방식으로 강도를 올렸다.

초반 1~4주 — 겸손을 배우다

가벼운 무게에서도 코어가 풀리면 바로 실패했다. 이 시기엔 “내가 생각한 것보다 약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가장 큰 훈련이었다.

중반 5~8주 — 고통을 통과하다

무게가 올라가면서 어깨 통증과 싸워야 했다. 회전근개 보강과 휴식의 중요성을 몸으로 배웠다. 무작정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절제된 강도가 필요했다.

후반 9~12주 — 단순함의 힘

마지막엔 무게보다 안정감이 중요해졌다. 바벨이 머리 위에서 멈추는 순간, 이상하게도 마음이 차분해졌다.


생리적·심리적 변화: 몸과 생각의 전환

몸의 변화

밀리터리 프레스를 지속하면서 어깨 둘레와 상체 안정성이 확실히 좋아졌다. 복부와 허리가 단단해지면서 다른 리프트도 안정됐다.

정신적인 효과

무게를 들기 전 호흡을 가다듬는 습관이 생겼고, 이는 일상에서도 집중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견유학파가 말한 아파테이아(외부 자극에 휘둘리지 않는 상태) 를, 나는 바벨 아래에서 잠시나마 체험했다.


현대 피트니스 문화에 대한 개인적 성찰

소비 중심 운동에 대한 의문

SNS를 보면 늘 새로운 장비와 프로그램이 등장한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밀리터리 프레스는 “이미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한 개의 바벨로도 충분히 강해질 수 있었다.

디오게네스가 헬스장에 있다면

만약 디오게네스가 지금 헬스장에 있다면, 아마 가장 구석에서 맨바닥에 서서 바벨을 밀어 올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장비를 줄이면, 자유는 늘어난다.”


결론

견유학파의 관습 파괴와 밀리터리 프레스는 모두 불필요한 것을 거부하는 실천이다. 통 속에 살며 태양을 택했던 디오게네스처럼, 나는 화려한 장비 대신 바벨 하나를 택했다. 그 선택은 단순했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나 매 세트가 끝날 때마다 느껴지는 해방감은 분명했다.
이 글을 마치며 나는 확신한다. 자유는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들어 올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