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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밀치기와 스내치

philosophy-data 2026. 1. 5. 03:57

 

헬스장에서 스내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말해 “왜 이렇게까지 어려운 동작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데드리프트나 파워 클린과 달리, 스내치는 한 번의 실수로 바로 실패가 드러난다. 그 시기에 우연히 다시 읽게 된 견유학파 이야기, 특히 디오게네스가 알렉산더 대왕에게 “비켜라, 내 태양을 가린다”고 말한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스내치를 단순한 리프트가 아니라, 압박과 권력, 그리고 두려움을 밀어내는 상징처럼 느끼게 됐다. 이 글은 견유학파의 ‘알렉산더 밀치기’와 스내치를, 내가 직접 공부하고 훈련하며 체감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성 중심으로 정리한 기록이다.

 

 

 

 

 

 

 


알렉산더 밀치기를 처음 ‘몸으로’ 이해한 순간

권력 앞에서 물러서지 않는 태도의 의미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더의 일화는 너무 유명해서, 예전에는 그저 멋있는 말장난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사회생활과 경쟁, 성과 압박을 겪고 나니 이 장면이 다르게 다가왔다. 알렉산더는 당시 세계 최강의 권력자였고, 디오게네스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태도는 ‘싸움’이 아니라 ‘거리 유지’에 가까웠다.

내 삶에서의 알렉산더 밀치기

나에게 알렉산더는 숫자, 기록, 타인의 평가였다. 스내치 바를 잡고 서 있을 때도 비슷했다. 옆에서 더 무거운 중량을 다루는 사람, 시선, 비교가 끊임없이 압박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디오게네스처럼 “비켜라”라고 마음속으로 말하자, 해야 할 일은 하나로 줄었다. 지금 이 바벨을 정확히 들어 올리는 것.


스내치라는 동작이 주는 압박의 밀도

단 한 번의 기회가 만드는 긴장감

스내치는 다른 리프트보다 유독 긴장이 컸다. 잡아당기고, 받치고, 밀고 하는 과정이 모두 하나의 흐름 안에 들어 있었다. 머리 위로 올리는 순간까지, 단 한 번도 흐트러지면 안 됐다. 이 압박은 마치 알렉산더가 바로 앞에 서 있는 느낌과 비슷했다.

실패가 바로 드러나는 정직함

스내치는 실패를 숨길 수 없는 운동이었다. 바벨은 머리 뒤로 떨어지거나, 앞으로 쏟아졌다. 이 경험을 반복하면서 나는 권력과 압박도 마찬가지라는 걸 느꼈다. 피하면 더 크게 흔들리고, 정면으로 밀어내야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


철학과 기술이 겹치는 지점에서의 깨달음

알렉산더 밀치기 = 순간의 결단

디오게네스의 말은 길지 않았지만 명확했다. 스내치도 똑같았다. 머뭇거리면 실패했고, 과감하게 들어가면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 이건 무모함이 아니라, 준비된 결단이었다.

몸이 먼저 반응할 때 생기는 자유

반복 훈련 끝에, 어느 순간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구간이 왔다. 바벨이 공중에 떴고, 나는 자연스럽게 아래로 들어가 고정했다. 그 순간의 안정감은 설명하기 어려웠다. 알렉산더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을 디오게네스의 침착함을, 아주 잠깐이지만 몸으로 이해한 느낌이었다.


나만의 ‘견유적’ 스내치 훈련 방식

최소한의 장비, 최대한의 집중

스내치 훈련에서는 장비 욕심을 최대한 줄였다. 스트랩 대신 맨손, 보호대 대신 정확한 워밍업. 이는 일부러 불편함을 선택한 것이었다. 알렉산더의 호위병이 없는 자리에서 태양을 즐기던 디오게네스처럼, 외부 보호 없이 중심을 지키는 연습이었다.

훈련 중 반복한 이미지 트레이닝

바벨을 당기기 전마다 알렉산더의 장면을 떠올렸다. “지금 이 무게가 권력이라면, 나는 한 동작으로 밀어낸다.” 이 이미지 덕분에 스내치 초반의 두려움이 줄었고, 실패해도 위축되지 않았다.


스내치 이후 일상에서 느껴지는 변화

압박 상황에 대한 태도 변화

스내치를 꾸준히 하면서, 발표나 중요한 선택 앞에서도 숨이 덜 가빠졌다. 실패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도 “지금 할 동작만 정확히 하자”는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는 명백히 스내치 훈련의 영향이었다.

자신감의 기준 이동

예전에는 결과가 자신감의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자세와 시도 그 자체가 기준이 됐다. 알렉산더를 밀친 디오게네스처럼, 상대를 이겼기 때문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당당해질 수 있었다.


맺음말

견유학파의 알렉산더 밀치기와 스내치는 시대도 맥락도 다르지만, 공통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권력과 압박은 피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의 정확한 동작으로 밀어내는 대상이라는 것. 바벨을 머리 위로 고정하는 순간, 나는 단순히 무게를 든 것이 아니라 나를 짓누르던 시선과 기준을 함께 들어 올렸다. 나에게 스내치는 가장 현대적인 방식의 ‘비켜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