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을 오래 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비싼 장비와 브랜드 로고가 운동 성과를 보장해 주는 것처럼 느껴지는 분위기에 피로감을 느꼈다. 그 시기에 고대 철학 책에서 견유학파 이야기를 다시 읽었고, 동시에 파워 클린을 본격적으로 연습하기 시작했다. 흥미롭게도 디오게네스가 보여준 ‘부 비웃음’의 태도와, 바벨 하나로 전신의 폭발력을 끌어내는 파워 클린의 감각이 내 안에서 자연스럽게 겹쳤다. 이 글은 학문적 설명이 아니라, 내가 직접 공부하고 훈련하며 체감한 경험을 바탕으로 견유학파의 부 비웃음과 파워 클린을 정보성 중심으로 정리한 기록이다.

Ⅰ. 견유학파가 말한 ‘부 비웃음’을 처음 이해하게 된 순간
부를 소유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부에 지배되지 않는 삶
견유학파의 핵심을 처음 이해한 건, 디오게네스가 부자를 조롱한 일화를 읽으면서였다. 예전에는 그저 괴짜 철학자 이야기로 보였지만, 다시 읽어보니 “부를 가진 사람이 자유로운가, 아니면 부가 그 사람을 소유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다가왔다. 나 역시 좋은 운동화를 신고 비싼 스트랩을 쓸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해왔기에, 그 질문이 더 아프게 느껴졌다.
내 일상에 적용된 부 비웃음의 해석
나는 이 철학을 ‘아무것도 가지지 말자’가 아니라, “있어도 휘둘리지 말자”로 받아들였다. 헬스장에서 고가 장비를 굳이 탐내지 않고, 필수적인 바벨과 플레이트만으로 운동하는 선택을 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견유학파의 부 비웃음은 나에게 소비를 끊으라는 명령이 아니라, 선택의 주도권을 되찾으라는 메시지였다.
Ⅱ. 파워 클린을 통해 체감한 ‘물질의 무게’
바벨을 처음 폭발적으로 당겨 올렸을 때의 충격
파워 클린을 처음 제대로 배웠을 때, 다른 리프트와 전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순히 힘이 센 것이 아니라, 타이밍과 집중력이 조금만 어긋나도 실패했다. 바닥에 놓인 바벨은 마치 ‘무게 그 자체’처럼 느껴졌고, 이 무게는 돈이나 물건처럼 쉽게 통제되지 않았다.
부의 상징을 들어 올리는 감각
훈련이 반복되면서, 바벨은 점점 ‘부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무겁고, 단단하며, 방심하면 나를 다치게 할 수 있는 존재였다. 하지만 정확한 자세와 폭발적인 힘으로 파워 클린을 성공시키는 순간, 그 무게는 더 이상 위협이 아니었다. 견유학파가 말한 것처럼, 물질은 극복의 대상이지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는 감각을 몸으로 이해하게 됐다.
Ⅲ. 철학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의 개인적 통찰
부 비웃음은 파괴가 아니라 초월에 가깝다
파워 클린을 연습하며 깨달은 점은, 견유학파의 부 비웃음이 단순한 조롱이나 부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부를 파괴하기보다, 부 위에 서는 태도를 선택했다. 나 역시 파워 클린에서 무게를 던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가슴에 받아내며 통제했다.
훈련 중 느낀 정신적 변화
고중량 파워 클린 세트가 끝나면 이상하게도 소비 욕구가 줄어들었다. 대신 “나는 이 정도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몸을 가지고 있다”는 감각이 남았다. 이 감각은 어떤 고가의 물건보다 강력한 만족감을 줬다. 철학적 사유와 육체 훈련이 동시에 작동하는 경험이었다.
Ⅳ. 나만의 견유적 파워 클린 훈련 방식
최소한의 장비, 최대한의 집중
나는 파워 클린 훈련을 할 때, 불필요한 장비를 최대한 배제했다. 리프팅 슈즈 대신 평소 신는 신발을 신고, 스트랩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립이 미끄러질 때마다 “이 무게는 내가 직접 감당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상기시켰다.
훈련 루틴에 철학을 녹이다
세트 사이에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왜 이 운동을 하는지 짧게 되새겼다. 견유학파가 광장에서 부자들을 비웃었던 이유처럼, 나 역시 파워 클린을 통해 ‘의존하지 않는 힘’을 확인하고 싶었다. 이런 태도 덕분에 운동 집중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Ⅴ. 파워 클린 이후 일상에서 느껴지는 변화
소비에 대한 태도의 변화
파워 클린을 꾸준히 하면서부터, 비싼 장비나 최신 운동 트렌드에 대한 집착이 줄었다. 내 몸의 발전이 가장 확실한 자산이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견유학파의 부 비웃음은 이 지점에서 현대적으로 살아났다.
자신감의 근원 이동
예전에는 새로운 물건을 살 때 자신감이 생겼다면, 이제는 무거운 바벨을 성공적으로 들어 올린 기억이 나를 지탱해 준다. 물질이 아닌 능력에서 오는 안정감이었다. 이 변화는 운동을 넘어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맺음말
견유학파의 부 비웃음과 파워 클린은 전혀 다른 시대의 산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경험해 보니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물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을 다룰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바닥에 놓인 바벨을 가슴으로 끌어올리는 순간, 디오게네스가 황금을 조롱하던 태도가 내 몸 안에서 재현되는 듯했다. 나에게 파워 클린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현대판 부 비웃음의 실천이었다.